가계부 정리하다가 숫자 보고 한참 멍했어요.
순자산 1억.
서른넷에 처음 찍어봄.
둘이 합쳐 월 사백 조금 넘게 버는데 그중 이백씩 떼어 놓은 지 5년째예요.
배달은 끊었고 옷은 계절마다 한 벌.
점심은 도시락.
명절에 받은 용돈도 그대로 통장행.
적금 만기 문자 올 때마다 둘이 하이파이브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남편이랑 정말 아등바등했어요ㅠㅠ
너무 좋아서 친정엄마한테 전화하려고 폰을 들었는데 남편이 말리더라고요.
돈 얘기는 부모님한테도 하는 거 아니래요.
알면 기대하게 되고 기대하면 서운한 일이 생긴다고.
시댁에도 절대 말 안 할 테니 공평하게 하자네요.
집 살 때 한 번에 말해도 늦지 않다고.
저는 좀 서운했어요.
결혼할 때 친정에서 보태준 돈도 있어서 더 그래요.
엄마는 제가 돈 못 모은다고 맨날 걱정하던 사람이거든요.
이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그 말 한마디 해주고 싶었을 뿐인데..
남편 말이 틀린 것도 아님.
몇 년 전에 시누가 적금 탄 얘기를 했다가 돈 빌려달라는 친척이 줄줄이 생긴 걸 저도 옆에서 봤거든요.
남편은 제가 서운해하는 거 보고 미안하다면서도 이건 양보 못 하겠대요.
그래도 엄마한테까지 숨기는 건 좀 서글프네요ㅠㅠ
결국 둘이 치킨 한 마리 시켜서 조용히 축하함.
5년 만에 시킨 배달ㅠㅠ
엄마 목소리 들으면 말해버릴 것 같아서 오늘은 전화도 못 하겠음.
제가 너무 들뜬 걸까요..
여러분은 모은 돈 얼마인지 부모님께 말하는 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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