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가는데 애인한테 문자가 왔어.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알아?
순간 머리가 하얘지더라.
생일도 아니고 사귄 날도 아니고 처음 만난 날도 아니야. 달력까지 다 뒤져봤어.
결국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지.
답장이 한참 안 오더라. 그 십 분이 엄청 길었어.
알고 보니 처음으로 같이 여행 간 날이었대.
애인은 그걸 기억 못 하는 게 서운하다고 했어.
나는 그런 날까지 다 챙기는 건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해.
중요한 날이면 미리 같이 정해두자고 했더니 그런 건 정해서 챙기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애인 마음도 이해는 가. 기억해주면 사랑받는 느낌이 드니까.
근데 매번 시험 보는 기분이라 나도 좀 지쳐.
다음에 또 물어볼까 봐 휴대폰 메모장에 날짜 적기 시작했어.
너넨 이런 날 다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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