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책장 한 칸은 작고 동그란 캐릭터 인형 자리.
힘든 날 짧은 만화 한 편 보고 인형 하나 사는 게 내 낙이야.
한 달에 많아야 두세 개.
근데 애인이 집에 놀러 왔다가 책장 보고 웃더라.
서른 넘었는데 이건 좀 애 같지 않냐고.
같이 살게 되면 거실엔 두지 말자는 말까지.
나름 상처였음.
인형 하나하나가 다 그날 버틴 기념 같은 거라서.
애인은 놀린 게 아니라 그냥 솔직하게 말한 거라고 해.
자기도 내 취미는 존중하는데 집 꾸밀 때 취향이 안 맞을까 봐 걱정이라고.
그 말 들으니 이해는 가. 같이 쓰는 공간이니까.
그래도 유치하다는 단어는 계속 맴돌아.
애인도 운동화는 서른 켤레 넘게 모으는데 그건 취미고 내 건 유치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거 내가 줄여야 해? 아니면 애인이 익숙해져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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