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건강검진 날 내시경 동의서를 쓰다가
비상연락처 칸에서 펜이 멈췄어.
남편 말고는 적을 사람이 없더라.
생각해 보니 친구랑 단둘이 밥 먹은 게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 나.
애 키우고 일하다 보니 십 년이 그냥 갔지.
누구랑 싸운 것도 아닌데 말이야.
남편한테 얘기했더니 웃으면서 그러더라.
"친구 없어도 우리 식구 있잖아. 그게 뭐가 문제야."
틀린 말은 아니야.
나도 주말에 혼자 카페 가서 책 읽는 거 좋아하고.
근데 수영 강습 끝나고 다른 회원들이 우르르 커피 마시러 가는 걸 보면 괜히 부러워.
따라가 볼까 하다가도 이 나이에 새로 친해지는 게 피곤할 것 같기도 하고.
억지로라도 모임 나가서 사람을 사귀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혼자도 괜찮은 사람으로 그냥 사는 게 맞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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