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일어났더니 식탁 위에 쪽지가 있었어.
'엄마 나 회사 근처에 방 구했어. 짐은 다음 주에 가지러 올게.'
그게 다였다.
전날 밤에 좀 싸우긴 했지.
딸이 매일 열두 시 넘어서 들어오길래 늦으면 연락이라도 하라고 했거든.
그랬더니 자기가 스물여섯인데 언제까지 통금 검사를 받아야 하냐고 하더라.
나도 욱해서 이 집에 사는 동안은 집 규칙 따르라고 했다.
그 말이 그렇게 걸렸나 봐.
남편은 오히려 잘됐다는 입장이야.
나가 살아봐야 집 귀한 줄 안다고.
자기도 그 나이에 혼자 올라와서 고시원부터 시작했다고.
월세 내고 밥 해 먹다 보면 알아서 철든다고 그냥 두래.
먼저 전화도 하지 말라더라.
근데 나는 그게 안 돼.
보증금은 어디서 났는지도 모르고 계약서는 제대로 썼나 걱정되고.
카톡을 보내면 읽기는 하는데 짧게 응 하고 끝이야.
딸 방에 들어가 봤더니 겨울 이불이 그대로 있어서 괜히 눈물이 났다 ㅠㅠ
딸 친구한테 슬쩍 물어보니까 꽤 오래 준비했대.
싸워서 홧김에 나간 게 아니라 원래 나갈 생각이었던 거지.
그 말 들으니까 서운한 게 더 커졌어.
엄마한테는 왜 한마디도 안 했을까.
다 큰 애 붙잡지 말라는 말도 들었어요.
남편 말대로 연락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게 맞아?
아니면 반찬이라도 챙겨서 먼저 찾아가 보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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