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른하나 정직원이고 옆 파트에 석 달째 인턴으로 와 있는 스물여섯 살 분이 있습니다. 같은 층이라 탕비실에서 자주 마주치는데 볼 때마다 먼저 장난을 걸어요. 제 텀블러에 몰래 포스트잇을 붙여 두기도 하고 회의 끝나고 나오면 고생했다고 사탕을 쥐여 주기도 하고요.
처음엔 원래 성격이 밝은 사람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그런다는 걸 알고 나서 자꾸 신경이 쓰여요. 점심시간에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제가 자주 마시는 음료를 기억해 뒀다가 슬쩍 건네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에 전시회 같이 가자고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문제는 인턴 기간이 두 달 남았다는 거예요. 제가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평가 회의에 의견을 낼 수는 있는 자리입니다. 동기한테 말했더니 지금 신청하면 상대가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인턴 입장에선 정직원한테 싫은 티를 못 내는 거라고요. 반대로 다른 친구는 두 달 기다리다 그 사이에 마음이 식으면 어떡하냐고 합니다.
저도 상대가 불편할까 봐 그게 제일 마음에 걸립니다. 그렇다고 아무 표현도 안 하고 있자니 그쪽 장난이 무슨 뜻인지 계속 헷갈리고요. 혹시 제가 혼자 착각하는 거라면 그것도 민망하고요. 같은 층 사람들 눈도 있으니 괜히 소문이라도 나면 그분이 더 곤란해질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가볍게라도 물어보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인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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