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사 마케팅팀에 들어간 지 사흘 됐음.
첫날 사수가 거래처 주문 목록을 엑셀에 하나씩 손으로 옮기라고 했음. 300줄 넘는 거.
나는 예전 알바 때 쓰던 함수로 10분 만에 끝냈음. 검산도 두 번 함.
보고하니까 사수 표정이 굳더라.
"내가 하라는 방식대로 해야 내가 확인을 하지."
둘째 날도 비슷했음. 시킨 순서 말고 빠른 순서로 했다가 또 한 소리 들음.
셋째 날 퇴근 전에 팀장이 부르더니 수습 기간 끝까지 가기는 어렵겠다고 함.
결과물에 틀린 건 없었음. 이유는 말을 안 듣는다는 거였음.
친구들은 회사가 이상하다는데 회사 오래 다닌 형은 첫 주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함.
나도 헷갈림. 빨리 한 게 문제였나 먼저 물어보지 않은 게 문제였나.
다들 어떻게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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