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상견례를 마치고 본가에 들렀을 때였습니다.
어머니가 장롱 깊숙한 데서 작은 비단 주머니를 꺼내 오시더군요.
열어보니 금반지가 여러 개 들어 있었습니다.
제 돌잔치 때 친척들이 끼워주신 거라고 하셨어요..
집이 어려웠던 시절도 분명 있었는데 그걸 한 번도 안 파셨답니다.
결혼할 때 꼭 주려고 삼십 년을 버티셨다고요..
그 말 듣고 한참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예비 아내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고맙다고 하면서도 조심스럽게 말하더라고요.
금값이 많이 올랐으니 팔아서 전세 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면 어떻겠냐고..
어머니도 우리 잘 살라고 주신 거니 그게 뜻에 맞는 거 아니냐고요.
틀린 말이 아니라서 더 고민이 됩니다..
대출 이자 생각하면 아내 말이 맞습니다.
그런데 삼십 년 동안 어머니가 지켜온 걸 받자마자 금은방에 들고 가는 장면이 도저히 그려지지 않습니다..
아내는 하나만 남기고 나머지를 팔자는 절충안도 냈습니다.
저는 그것도 선뜻 대답을 못 했고요..
어머니께 여쭤보면 분명 너희 알아서 하라고 하실 겁니다.
그래서 더 마음대로 못 하겠습니다..
아내 말대로 하면 효도가 되는 건지 오히려 서운하게 해드리는 건지..
이런 반지는 그냥 간직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필요한 데 쓰는 게 오히려 어머니 뜻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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