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이야.
연애할 때는 그게 좋았어. 잘 웃기고 분위기 띄우고.
근데 결혼하고 3년쯤 지나니까 장난이 점점 내가 웃을 수 없는 쪽으로 가.
씻고 나오는데 불 꺼놓고 숨어 있다가 놀래키기.
내가 아끼는 머그컵 일부러 떨어뜨리는 척하기.
친구들 있는 자리에서 내 잠꼬대 흉내 내기..
장난칠 때 표정 보면 진짜 신나 있어서 더 얄미워.
그만하라고 몇 번을 말했어..
그때마다 알았어 알았어 하고 일주일 지나면 또 해.
지난주엔 진짜 놀라서 소리 지르고 울었거든.
그런데도 남편은 그렇게까지 할 일이냐고 웃더라..
그 뒤로 내가 말을 안 하고 있어.
대꾸도 안 하고 밥도 각자 먹고 투명인간 취급 중이야.
친구는 그게 제일 확실하다고 계속 그렇게 하래.
근데 며칠 지나니까 남편이 눈에 띄게 풀이 죽었어.
나한테 커피 타다 주고 퇴근길에 내가 좋아하는 빵도 사 오고.
사과는 안 하는데 미안해하는 건 보여.
남편한테 장난은 자기 나름의 애정 표현이라는 것도 알아.
한 번은 시어머니 앞에서 그 얘기를 했더니 원래 걔가 그렇다고 웃으셔서 할 말이 없었어.
시댁 분위기 자체가 다들 장난치면서 사는 집이기도 하고..
그래서 내가 너무 예민한가 싶다가도 놀라서 운 날을 생각하면 아니다 싶어.
말 안 하는 걸 계속하면 남편이 알아들을지 아니면 사이만 더 멀어질지 모르겠어.
투명인간 취급 계속해도 될까 아니면 대화로 다시 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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