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넷이고 동네 카페에서 주말 알바 1년째야.
평일엔 회사 다니고 주말엔 용돈 벌이.
거기 단골 중에 오십 대쯤 되는 아저씨가 있어.
매주 토요일 아침에 와서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신문 보다 가는 분.
인사도 잘 받아주시고 가끔 귤도 하나씩 주셔서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어.
바쁠 땐 다 마신 컵도 직접 반납대에 갖다 놓으시고.
근데 지난주에 계산하다가 갑자기 번호를 물어보는 거야.
커피 맛있는 데 같이 다니면 좋을 것 같다면서.
순간 머리가 하얘졌음.
그래서 '죄송한데 손님이랑 연락처는 안 주고받아요' 하고 딱 잘랐어.
아저씨 표정이 확 굳더니 그냥 나가셨고.
문제는 그다음.
사장님이 그 얘기 듣더니 좀 부드럽게 넘기지 그랬냐고 함.
십 년 넘은 단골이라 안 오시면 아쉽다고.
같이 일하는 언니는 내가 잘했다고 하고.
애매하게 웃으면 오히려 여지 준다고.
솔직히 나도 무섭기도 했고 기분도 이상했어.
나이 차이 생각하면 더 그렇고.
근데 사장님 말 듣고 보니 내가 너무 쌀쌀맞았나 싶기도 함.
그분이 나쁜 뜻 없이 친해지고 싶었던 걸 수도 있잖아.
그러다가도 언니 말대로 확실하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다시 들고.
이번 주 토요일에 또 오시면 어떤 얼굴로 봐야 할지 모르겠어.
이럴 때 단호하게 자른 게 맞아?
아니면 웃으면서 돌려 말하는 게 나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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