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살 남자.
중견 제조회사 설계 엔지니어 4년째.
연봉은 또래 평균쯤.
모아둔 돈 약간에 차는 없음.
키는 170이 안 됩니다.
연애는 몇 번 해봤습니다.
문제는 소개팅입니다.
주선자가 키를 먼저 말하면 거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만나기라도 하면 대화는 잘 통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그 전 단계에서 걸러집니다.
지난달에는 연락 잘 주고받다가 키 얘기가 나오자마자 답장이 끊긴 일도 두 번 있었습니다.
친구들 반응은 둘로 갈립니다.
한 친구는 키 얘기는 하지 말고 일단 만나라고 합니다.
숨기는 게 아니라 순서 문제라고요.
다른 친구는 나중에 실망시키는 게 더 별로라며 처음부터 솔직하게 말하는 게 맞다고 합니다.
그 친구는 키는 바꿀 수 없으니 다른 걸 키우라고 하네요.
운동이나 옷 같은 거요.
부모님은 조건 맞춰서 결혼정보회사라도 가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거기 가면 더 숫자로만 평가받을 것 같아 망설여집니다.
저도 압니다.
키 하나로 사람이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거.
그런데 반복해서 거절당하니까 자신감이 깎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요새는 소개팅 제안이 와도 먼저 사양하게 됩니다.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 정도 조건이면 결혼 상대로 어떻게 보이십니까?
그리고 키는 처음부터 말하는 게 맞습니까 만나서 알게 되는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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