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여섯이고 남편은 내년이 정년.
모아둔 건 연금이랑 적금 조금에 사는 집 하나가 전부.
그런데 아들이 내년 봄에 결혼한다고 인사를 왔어.
좋은 일인데 마음이 이상하게 무거워..
남편은 신혼집 전세금에 보태주자고 해.
적금 깨면 얼마는 된다고.
우리 때는 단칸방에서 시작해서 고생했으니 애들은 덜 고생했으면 좋겠대.
그 마음 모르는 거 아니야.
나도 엄마니까.
근데 계산기 두드려보면 답이 안 나와요.
남편 퇴직하면 연금 나오기 전까지 몇 년이 비어.
그동안 생활비는 적금에서 빼 써야 하는데 그걸 아들한테 주면 뭐로 버티나 싶고..
아프기라도 하면 병원비는 또 어떡하고.
아들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먼저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남편이 혼자 앞서가는 거야.
나중에 애들한테 손 벌리기 싫으면 지금 주면 안 된다고 했더니 남편이 서운한 얼굴로 그러더라.
'그럼 나중에 애들이 우리 안 챙겨도 할 말 없겠네.'
그 말이 계속 걸려..
주는 게 나중을 위한 보험이라는 건지.
안 주면 정 없는 부모라는 건지.
밤에 누우면 숫자만 둥둥 떠다닌다.
일흔 넘어서 둘 다 아프면 어떡하나.
집 줄여서 이사 가야 하나..
자식 결혼할 때 형편 빠듯해도 보태주는 게 맞아요?
아니면 우리 노후 먼저 챙기는 게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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