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 반 친구 엄마였어.
쉬는 시간에 애들끼리 술래잡기하다가 우리 애랑 부딪혀서 그 집 애가 넘어졌고 앞니 한쪽이 깨졌다는 거야.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집에 와서 아들한테 물어보니 서로 잡으려고 뛰다가 부딪힌 거래.
일부러 민 건 아니라고 울면서 얘기하더라.
담임 선생님한테도 확인했더니 장난치다 생긴 일이라 누구 한쪽 잘못으로 보긴 어렵다고 하셨어요.
문제는 그다음.
상대 엄마는 치과 치료비 전부랑 아이 앞에서 정식 사과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치료비는 들어보니 꽤 큰 금액.
남편은 일단 다 내고 사과도 하자는 쪽이야.
남의 집 애 이가 깨졌는데 따질 게 뭐가 있냐고.
애들 일로 학부모끼리 틀어지면 우리 애가 학교생활 힘들어진다는 말도 했고.
저는 생각이 좀 달라.
사과는 당연히 하고 싶어요.
근데 둘이 같이 뛰다 생긴 일을 우리 애 혼자 잘못한 걸로 정리하면 아들이 자기가 나쁜 애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돼.
학교에서 이런 일을 처리하는 절차가 따로 있다고 들었는데 그걸 먼저 알아보자고 하면 돈 아끼려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말도 못 꺼냈고.
상대 엄마 마음도 이해는 돼요.
내 애 이가 깨졌으면 나도 누구 탓이든 일단 화부터 났을 거니까.
오늘 저녁에 다시 통화하기로 했는데 아직 정리가 안 됐습니다.
치료비랑 사과 다 우리 쪽에서 하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학교 쪽 절차부터 같이 알아보자고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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