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중에 제일 똑 부러지는 친구가 있음.
회사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난 애인데 연애만 하면 이상하게 약해짐.
석 달째 만나는 사람이 있음.
사귀자는 말은 없고 연락은 사흘에 한 번꼴.
그런데 만나면 엄청 다정하다고 함. 생일엔 직접 쓴 편지까지 줬다고.
친구는 그 사람 얘기만 하면 눈이 반짝임.
그 하루 때문에 나머지 날들을 다 버티는 중.
어제 같이 술 마시는데 또 휴대폰만 보고 있었음.
그만 정리하라고 했더니 친구가 정색함.
너는 그 사람이랑 있을 때 내 모습을 못 봐서 그런다고.
그 사람 앞에서만큼은 일 생각 안 하고 웃을 수 있다고.
그 말 들으니까 할 말이 없어짐.
친구 입장에선 처음으로 편하게 기대고 싶은 사람이 생긴 거일 수도 있음.
남들이 보기엔 애매해도 본인한텐 확실한 뭔가가 있는 거겠지.
근데 옆에서 보는 입장에선 답답함.
연락 기다리느라 약속도 자꾸 미루고 주말마다 기분이 롤러코스터임.
지난달엔 그 사람 연락 하나에 우리 여행 일정까지 바꾸려고 해서 다른 친구랑 살짝 다툼도 있었음.
이러다 크게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큼.
친구가 원하는 건 조언이 아니라 그냥 들어주는 것 같기도 함.
나도 예전에 비슷한 연애를 할 때 누가 말려도 안 들렸던 기억이 있음.
그래서 더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음.
이럴 때 계속 정리하라고 말하는 게 맞음?
아니면 본인이 깨달을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는 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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