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주년이었어.
아내가 몇 달 전부터 가방 하나 갖고 싶다고 슬쩍 말하긴 했어.
근데 난 그게 진심인지 농담인지 헷갈렸거든.
그래서 가방 대신 아내가 예전부터 가고 싶다던 바닷가 숙소를 예약했어.
편지도 쓰고 꽤 신경 써서 준비했지.
기념일 저녁에 예약 내역 보여줬는데 아내가 웃다가 갑자기 울더라.
고맙긴 한데 이번엔 진짜 가방을 받고 싶었다고.
자기는 평소에 갖고 싶은 거 말을 잘 안 하는데 이번엔 용기 내서 말한 거였대.
나도 서운했어.
가방보다 같이 보내는 시간이 더 의미 있다고 생각했거든.
돈도 비슷하게 들었고.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반은 내가 눈치가 없다고 하고 반은 아내가 너무했다고 해.
아내는 지금은 괜찮다고 하는데 마음에 걸려.
갖고 싶다고 말한 선물 대신 다른 걸 준비한 거 내가 잘못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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