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아들이 재택근무를 한 지 일 년이 넘었습니다.
방에서 거의 안 나오고 밥때만 잠깐 얼굴 비추는 생활이지요..
엊그제 저녁 먹는데 남편이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한마디 했습니다.
'너 방문 열 때마다 복도까지 쿰쿰하다. 오늘은 좀 씻어라.'
딸아이도 같이 앉아 있던 자리였습니다.
아들은 얼굴이 벌게져서 반도 안 먹고 들어갔고 이틀째 방 밖으로 안 나옵니다.
솔직히 남편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저도 빨래 걷으러 들어갈 때마다 느꼈으니까요.
이불은 언제 빨았나 싶고 창문은 늘 닫혀 있고..
그래도 둘만 있을 때 조용히 말하려고 때를 보던 중이었거든요.
남편은 오히려 저한테 서운하답니다.
'당신이 몇 달째 돌려 말하니까 애가 못 알아듣는 거야. 가족이 말해줘야지 밖에서 그 소리 들으면 더 창피해.'
이 말도 틀린 데가 없어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아들은 원래 순한 아이라 대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 걱정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방문 앞에서 밥 먹으라고 불렀는데 대답이 없더군요.
남편은 저녁 내내 아들 방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뉴스만 봅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저만 눈치를 보고 있는 꼴이지요.
아들 입장에선 동생 앞에서 망신당한 게 제일 컸을 겁니다.
문 앞에 밥상 두고 나오는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남편더러 먼저 사과하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참에 생활 습관 얘기를 제대로 꺼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느 쪽부터 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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