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사람 많은 자리만 가면 저를 개그 소재로 써요.
'우리 집 실세는 와이프라 나는 용돈 받아 살아요' 이런 거.
처음엔 다들 웃길래 저도 같이 웃었어요.
신혼 때는 그게 귀엽기도 했고.
근데 지난주 남편 동창 모임에서 또 그 얘기.
제가 카드를 다 뺏어 간다느니 밥도 눈치 보며 먹는다느니.
심지어 주말에 낚시 가려면 결재 받아야 한다는 말까지.
실제로는 생활비 반씩 내고 각자 용돈도 따로 쓰는 집.
낚시도 한 달에 두 번씩 잘만 다녀요.
집에 와서 그만하라고 했더니 남편은 분위기 띄우려고 그런 거래.
자기를 낮추는 개그라 아무도 나를 나쁘게 안 본다고.
오히려 다들 부러워한다고 하더라.
친구들 모임에선 원래 다 그렇게 논다는 말도 하고.
근데 저는 그 자리에서 무서운 아내 역할이 돼 있는 게 싫어요.
남편 친구 부인들이 저를 힐끔 보던 표정도 계속 생각나고.
웃자고 하는 걸 제가 너무 진지하게 받는 걸까요?
아니면 한 번은 확실히 선 그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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