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이직하고 나서 밤 열한 시 전에 들어온 날이 손에 꼽는다.
주말에도 노트북 들고 거실 구석에 앉아 있음..
아이는 아빠 언제 오냐고 묻다가 이제 안 물어봄..
저녁은 거의 아이랑 둘이 먹는다.
내 생일에도 케이크만 사 들고 와서 십 분 앉아 있다가 다시 방에 들어갔다.
어제 서운하다고 했더니 남편이 한숨 쉬면서 그러더라.
지금 버텨야 몇 년 뒤에 우리가 편하다고. 자기도 쉬고 싶은데 못 쉬는 거라고..
그 말 들으니 할 말이 없어졌다.
남편 얼굴도 많이 상했다. 새벽에 깨서 메일 확인하는 것도 봤고.
친정 엄마는 그래도 밖으로 안 도는 게 어디냐고 한다.
돈 문제로 고생 안 하는 것도 남편 덕인 거 앎.
근데 몇 년 뒤에 편해질 때 아이는 이미 커 있을 것 같아서..
남편이 가족 위해 바쁜 건데 서운해하는 내가 철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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