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익명 앱에서 댓글로 몇 번 얘기 나누다 알게 된 사람.
말이 잘 통해서 두 달 동안 메시지 주고받다가 지난 토요일 처음 만남.
나이도 비슷하고 사는 동네도 가까워서 기대 좀 했음.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음. 깔끔하고 예의 바르고.
문제는 밥 먹기 시작하고 십 분쯤 지나서부터.
회사 어디냐부터 시작해서 성과급은 얼마냐 부모님은 뭐 하시냐까지.
처음엔 웃으면서 넘겼는데 질문이 끝이 없음..
나중엔 자기 연봉이랑 내 연봉 합치면 몇 년 안에 집 살 수 있다는 계산까지 함.
그 자리에서 정 떨어졌습니다.
디저트 먹자는 거 핑계 대고 일찍 일어남. 계산은 각자 하자고 해서 그건 또 깔끔했음.
집에 와서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반응이 반반임.
한 친구는 첫 만남에 그건 선 넘은 거고 위험 신호라고 함.
다른 친구는 결혼 생각하는 나이면 현실적인 사람이 오히려 낫다고. 숨기다가 나중에 터지는 것보다 솔직한 게 낫지 않냐고 함.
그 말 듣고 보니 내가 너무 낭만만 찾나 싶기도 함.
그 사람 입장에선 시간 낭비 안 하려고 미리 확인하는 걸 수도 있고. 나도 상대 조건 아예 안 보는 건 아니니까.
메시지로 얘기할 땐 책 얘기 여행 얘기만 해서 더 당황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사람한테선 오늘 다음 주에 또 보자는 연락 옴.
첫 만남에 돈 얘기부터 꺼내는 사람, 현실적인 거임 아니면 피해야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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