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공지가 하나 붙었습니다.
'일부 세대의 반복 민원으로 공용 공간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동 호수는 없었지만 읽어보면 누구나 저희 집이라는 걸 압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지하 주차장 누수 문제로 민원을 넣은 집이 저희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억울합니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차 위에 얼룩이 생겼고 사진까지 찍어 정식으로 접수했습니다. 처리 기한을 물은 것도 두 번뿐입니다. 그런데 공지만 보면 제가 사사건건 트집 잡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웃 몇 분은 벌써 저를 보면 어색하게 웃으십니다.
그래서 제 입장을 정리한 글을 같은 게시판에 붙이려고 합니다.
접수 날짜와 사진 그리고 관리사무소 답변을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감정적인 표현은 최대한 뺐습니다.
아내는 말립니다.
공지에 이름이 없는데 우리가 나서면 오히려 우리라고 확인해 주는 꼴이라는 겁니다. 관리사무소와 계속 얼굴 볼 사이인데 공개적으로 맞서면 앞으로 더 불편해진다고 합니다. 차라리 소장님을 직접 만나 공지를 내려 달라고 하자는 의견입니다.
아내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미 소문은 돌았고 조용히 넘어가면 그 이미지가 굳어질까 걱정됩니다.
공지 하나로 생긴 오해를 공개 반박으로 푸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조용히 따로 만나 푸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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