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사무실 들어가는데 아들한테 전화가 왔어요.
평소엔 문자도 잘 안 하는 애라 무슨 일 있나 싶었는데.. 엄마 나 학교 그만둘래.. 이러는 거예요.
그 자리에서 다리에 힘이 풀리더라고요..
저녁에 앉혀놓고 얘기를 들어봤어요..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니래요. 그냥 하루 일곱 시간을 앉아 있는 게 의미가 없대요..
검정고시 보고 남는 시간에 영상 편집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성적이 아주 나쁜 애도 아니에요.. 그래서 더 이해가 안 가요ㅠㅠ
남편은 의외로 차분했어요.
억지로 붙잡아 두면 남은 일 년 반도 버리는 시간이 된다. 학교 밖에서 길 찾는 애들도 많다. 대신 계획서를 써 오게 하자.
이게 남편 생각이에요..
자기도 고등학교 때 학교가 감옥 같았다면서 아들 편을 드는데 그 말 듣고 좀 서운했어요..
저는 겁이 나요ㅠㅠ
친구들 다 학교 다니는데 혼자 집에 있으면 생활이 무너질 것 같고 나중에 그 시절 추억이 없다고 후회할까 봐요.. 졸업장이 별거 아니라고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선 그게 마지막 울타리 같거든요.
학원 상담 선생님한테도 슬쩍 물어봤는데 그런 아이들이 생각보다 꽤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위로가 되는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어요.
담임 선생님은 일단 몇 주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셨습니다.
아들은 오늘 아침에도 말 한마디 없이 나갔어..
한 번 더 붙잡아 보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아이 선택을 믿어줘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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