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인 애 얘기임.
얘는 열일곱 살 때 같은 반이던 사람을 지금까지 좋아함. 중간에 고백을 두 번 했고 두 번 다 친구로 지내자는 답을 들었음. 그 사람이 연애할 때도 얘는 생일마다 선물 보내고 이사할 때 짐 날라줌. 그 사이 얘한테 관심 보인 사람도 꽤 있었는데 다 거절함.
지난주 술자리에서 그 사람이 혼자가 됐다는 소식 듣고 세 번째 고백 준비 중이라고 함. 표정이 너무 밝아서 뭐라 말을 못 했음. 이번엔 손편지까지 써놨다고 보여줬는데 첫 줄이 열일곱 살 교실 얘기로 시작함.
친구들 의견이 딱 갈림. 한쪽은 저 정도면 순정이고 이번엔 될 수도 있다는 쪽. 드라마에서나 보던 순정남 같다고 응원함. 다른 쪽은 십 년 넘게 거절당한 건 답이 나온 거라는 쪽. 상대도 부담스러울 거고 얘 인생이 너무 아깝다는 말.
나도 반반임. 한 사람만 보는 마음은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함. 근데 얘가 서른 가까이 되도록 다른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본 게 걱정되기도 함. 이번에도 안 되면 그다음은 어떡하나 싶은 마음.
오래된 친구라서 더 조심스러움. 이번 주말에 둘이 따로 보기로 했는데 무슨 말을 꺼낼지 아직 못 정함. 응원만 해주는 게 친구 도리인지 한 번쯤 현실 얘기를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음.
이런 친구 있으면 다들 뭐라고 해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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