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2년 동안 몰래 투자하다가 9천만 원 가까이 잃은 걸 지난주에 알았어요.
시작은 문자 한 통이었어요. 남편 폰이 식탁 위에 있었는데 대출 이자 납입 안내가 뜨더라고요. 우리 집 대출은 전세자금 하나뿐인데 처음 보는 금융사 이름이었어요.
물어보니까 한참 말을 못 하다가 털어놨어요. 처음엔 성과급 남은 걸로 조금 하다가 손실이 나니까 메우려고 신용대출을 받았고 그게 또 빠지니까 마이너스 통장까지 썼대요. 제가 모아둔 적금은 손대지 않았다는 말을 제일 먼저 하더라고요.
남편 말로는 아이 초등학교 가기 전에 집을 사고 싶었대요. 제가 전세 만기 때마다 불안해하는 걸 보고 빨리 불려보려 했다는 거예요. 그동안 생활비가 밀린 적은 한 번도 없었고 아이한테도 정말 잘하는 사람이에요. 투자 앱은 전부 지우고 월급 통장도 저한테 넘기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돈보다 2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같이 밥 먹고 웃었다는 게 더 힘들어요. 제가 가계부 쓸 때 옆에서 이번 달도 잘 버텼다고 말하던 얼굴이 계속 생각나요.
친정엄마는 사람이 나쁜 건 아니니 경제권 가져오고 한 번은 지켜보라고 하세요. 친구는 한 번 숨긴 사람은 또 숨긴다고 하고요.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더 모르겠습니다.
이런 경우 한 번은 믿고 다시 가보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지금 멈추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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