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3년 됐어.
딸은 지금 여덟 살이고 엄마랑 살아.
나는 격주 주말마다 데려와서 이틀 같이 지내.
지난달에 전 아내가 재혼했다는 얘길 딸한테 먼저 들었어.
그건 괜찮아.
그 사람 인생이고 좋은 사람 만났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해.
문제는 그다음이야.
딸이 우리 집에서 밥 먹다가 갑자기 그러는 거야.
집에 있는 아빠가 자전거 가르쳐줬다고.
집에 있는 아빠..
그 말 듣고 숟가락 내려놓을 뻔했어.
전 아내한테 전화해서 호칭은 좀 정리해달라고 했지.
아저씨든 이름이든 상관없는데 아빠는 나 하나였으면 좋겠다고.
전 아내 말을 들어보면 그쪽도 할 말은 있더라.
같이 사는 사람을 아저씨라고 부르게 하면 애가 밖에서 설명하기 힘들다는 거야.
자기가 시킨 것도 아니고 애가 먼저 그렇게 부르기 시작했대.
억지로 고치게 하면 애만 헷갈린다고.
그 말이 틀렸다고는 못 하겠어.
애 입장에선 매일 저녁 같이 먹는 사람이 아빠처럼 느껴지는 게 당연할 수도 있지.
근데 주말 아빠로 밀려나는 기분은 떨칠 수가 없음.
양육비 한 번도 안 밀렸고 운동회도 다 갔는데 말이야.
친구 하나는 애가 행복하면 그걸로 된 거라고 하고 다른 친구는 지금 선 안 그으면 나중엔 진짜 남 된다고 해.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더 답답함.
전 아내랑 다시 얘기해보려는데 내가 고집부리는 건지 모르겠어.
호칭 문제는 그냥 애한테 맡겨두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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