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하나 직장인 여자임.
지인 소개로 두 번 만난 사람이 있는데 대화도 잘 통하고 매너도 좋았음.
세 번째 만남 날 날이 더워서 그 사람이 셔츠 소매를 걷었는데 팔뚝 전체에 꽤 큰 그림 문신이 있더라.
순간 표정 관리가 안 된 것 같아.
그 사람도 눈치챘는지 웃으면서 '놀랐어요? 대학 때 한 거예요' 하고 넘어감.
집에 와서 친구들한테 얘기했더니 반응이 완전 갈림.
한 친구는 요새 누가 문신 갖고 사람을 판단하냐고 나를 옛날 사람 취급함.
다른 친구는 결혼까지 생각하면 부모님 인사 자리 같은 게 걸리지 않냐고 함..
나도 머리로는 문신이 사람 됨됨이랑 상관없다는 거 알아.
그 사람이 문신 말고는 다 괜찮다는 것도 알고.
회사 얘기 할 때 보면 성실하고 자기 부모님 얘기도 다정하게 하는 사람임.
문신도 꽃이랑 글씨가 섞인 그림이라 무서운 느낌은 전혀 아니었음.
근데 자꾸 그 장면이 떠오르는 걸 보면 내가 생각보다 보수적인가 싶기도 해.
우리 부모님이 보수적인 편이라 그 얼굴이 먼저 떠오른 것도 있고.
반대로 신경 쓰이는 마음을 억지로 누르는 것도 상대한테 실례 같고.
나중에 이 문제로 싸우게 되면 그게 더 상처일 것 같음.
네 번째 약속이 이번 주말인데 이 감정을 솔직히 말해야 할지도 고민임.
문신 하나로 이렇게 고민하는 거 나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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