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팔이랑 손목에 작은 타투가 다섯 개 있음.
스무 살 때부터 의미 있는 날마다 하나씩 새긴 거.
할머니 기일 날짜나 처음 혼자 여행 간 도시 좌표, 키우던 강아지 발자국 같은 것들임.
크기도 손가락 마디만 하고 색도 없음.
지난주에 친한 언니가 소개팅을 잡아줌.
대화도 잘 통했고 밥 먹고 카페까지 세 시간 넘게 있었음.
헤어질 때 분위기도 좋아서 내심 기대했는데 다음 날 언니한테 연락 옴.
상대가 사람은 좋은데 타투가 생각보다 많아서 부모님 생각하면 좀 부담스럽다고 했대.
솔직히 좀 멍했음.
여름이라 반팔 입고 나간 게 잘못인가 싶기도 하고.
언니는 다음엔 첫 만남만이라도 긴팔 입고 가라고 함. 일단 사람을 보게 하고 나중에 보여주면 되지 않냐고.
근데 그건 좀 아닌 것 같음. 결국 보게 될 건데 숨기고 시작하는 게 더 이상하잖아.
그렇다고 상대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음.
결혼까지 생각하면 집안 분위기도 봐야 하는 거 알고 취향은 취향이니까.
나도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안 만나니까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는 됨.
다만 타투 다섯 개가 사람 전체를 덮을 만큼 큰 감점인지는 모르겠음.
다들 소개팅 상대가 보이는 데 타투 있으면 어때?
그리고 나라면 다음 소개팅 때 가리고 나가는 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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