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딸바보인 건 결혼 전부터 예상했음.
근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음.
지난주 딸 유치원 가족사진 촬영 날이었음.
남편이 전날부터 셔츠 다리고 아침엔 머리에 왁스까지 바름.
거울 앞에서 한 시간 동안 이 각도 저 각도 연습하는 거 보고 웃겨서 사진까지 찍어둠.
딸이 아빠 멋있다고 하니까 입이 귀에 걸림.
문제는 그다음 날 내 생일이었음.
외식 가서 기념사진 찍자고 했더니 츄리닝에 모자 눌러쓰고 나옴.
왜 어제처럼 안 하냐고 했더니 우리끼리 찍는 건데 뭘 그러냐고 함.
유치원 엄마들한테 보이는 건 신경 쓰이지만 나랑은 편한 사이라 괜찮다는 거.
듣고 보니 남편 말도 이해는 감.
그만큼 나를 편하게 생각한다는 거니까.
근데 생일 사진 다시 보는데 나만 꾸미고 남편은 동네 마실 나온 사람 같아서 좀 서운했음.
이거 웃고 넘길 일임?
한 번쯤은 나한테도 신경 써달라고 해도 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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