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공원 연못에 봄마다 오리가 새끼를 치는데 그걸 보러 나가는 게 낙이었음.
근데 올해 연못 옆 덤불에 누가 고양이 밥그릇이랑 집을 놔둠.
그 뒤로 새끼 오리가 하나둘 줄어드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음.
오리 보러 오던 동네 아이들도 다들 아쉬워함.
밥 주는 분을 만나서 조심스럽게 얘기해봤어.
그분은 굶는 고양이 밥 주는 게 뭐가 잘못이냐고 하심.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다고.
매일 저녁 같은 시간에 와서 그릇도 깨끗이 닦아 두는 분이라 더 말하기 어려웠음.
고양이도 생명인데 새만 귀하냐는 말에 할 말이 없더라.
같이 산책하는 친구는 구청에 민원 넣으라고 함.
근데 그러면 그분이 쫓겨나는 것 같아서 마음이 걸림.
고양이 밥자리를 다른 데로 옮겨달라고 하는 거 내가 너무한 거야?
아니면 각자 지키고 싶은 걸 지키는 거라고 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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