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년 전 혼자 떠난 여행에서 생긴 일..
게스트하우스 마당에서 다른 손님이랑 맥주 한 캔으로 시작해서 새벽까지 얘기했음. 그날 밤은 그 사람이랑 같이 보냈고 다음 날 아침 연락처도 안 묻고 각자 갈 길 감.
가끔 생각나는 정도였지 그 이상은 아니었음..
근데 이번 달에 다른 부서에서 우리 팀으로 새 파트장이 왔는데.. 그 사람이었음.
첫인사 하는 순간 손이 떨림. 근데 그쪽은 아무렇지 않게 웃으면서 잘 부탁한다고 함. 진짜로 나를 기억 못 하는 눈치..
그 뒤로 이 주째 혼자 긴장 상태. 회의에서 눈 마주치면 괜히 얼굴 빨개지고 점심 같이 먹자고 하면 핑계 대고 빠짐.
친한 친구 둘한테만 털어놨는데 의견이 완전 반대임.
한 명은 무조건 모른 척하라고 함. 기억 못 하는 게 오히려 다행이고 회사에서 굳이 꺼낼 이유가 없다고.
다른 한 명은 언젠가 그쪽이 기억해내면 그때가 더 어색해진다고 함. 둘만 있을 때 가볍게 혹시 예전에 그쪽으로 여행 가신 적 있냐고 물어보라고..
둘 다 맞는 말 같아서 미치겠음..
게다가 그 사람이 내 평가를 하는 자리라 더 조심스러움. 괜히 말 꺼냈다가 불편한 사이가 되면 손해 보는 건 나니까.
반대로 아무 말 안 하고 있다가 나중에 들키면 그동안 왜 숨겼냐는 소리 들을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상황이면 끝까지 모른 척해요? 아니면 언젠가는 먼저 말하는 게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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