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해 가까이 다닌 회사에서 내년 봄이면 정년입니다.
퇴직하면 바로 쉬는 줄 알았는데 막상 계산해 보니 연금 받기 전까지 몇 년이 비더라고요.
퇴직금은 큰애 결혼 자금이랑 남은 대출 정리에 거의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인 소개로 물류 창고 야간 관리 자리를 알아봤습니다.
몸은 좀 고되도 비는 기간은 메울 수 있습니다.
아내한테 말했더니 반응이 생각보다 셌어요.
"당신 허리 수술한 지 2년밖에 안 됐어. 평생 일만 했으면 이제 좀 쉬어."
아내는 생활비를 줄이면 된다고 합니다. 외식 줄이고 차도 한 대 팔면 된다고요.
작은애는 자기가 매달 조금씩 보태겠다고 하는데 그 말이 더 마음에 걸립니다.
자식한테 손 벌리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아직 움직일 수 있을 때 벌어 두는 게 나중에 애들한테 짐이 안 되는 길입니다.
집에만 있으면 오히려 몸이 더 빨리 상할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아내는 제가 일을 놓는 게 무서워서 핑계를 대는 거라고 하더군요.
솔직히 그 말이 아주 틀렸다고는 못 하겠습니다.
회사 말고는 제가 어디에 쓸모 있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비슷한 나이에 같은 고민 해보신 분들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생활비를 줄여서라도 쉬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할 수 있을 때 더 일하는 게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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