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랜 친구 얘기임.
이 친구는 화내는 걸 본 적이 없음. 누가 부탁하면 다 들어주고 손해 봐도 웃고 넘김. 처음엔 그게 너무 신기했음. 어떻게 저렇게 살지 싶어서.
이번 학기에 같은 동아리 선배가 행사 준비를 거의 이 친구한테 떠넘김. 포스터에 장소 섭외에 정산까지.
선배는 정작 행사 날 와서 사진만 찍고 감.
보다 못해서 내가 그 선배한테 한마디 하겠다고 했음.
근데 친구가 말림. 그런 일 하는 게 힘들긴 해도 싫지는 않다고. 괜히 분위기 깨지는 게 더 싫다고.
친구 말을 존중해야 하는 건 알겠음. 본인이 괜찮다는데 내가 화내는 것도 웃기고.
근데 다음 학기에도 똑같을 게 뻔해서 속이 답답함.
이럴 때 친구가 말려도 내가 나서는 게 맞음? 아니면 친구 방식대로 두는 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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