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결혼을 앞둔 서른셋 직장인입니다.
예비신부는 해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고 우리나라에서 일하다 만나 3년을 연애했습니다.
식은 여기서 올리기로 했고 저희 부모님께서 예식 비용을 전부 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두 사람 모아둔 돈은 집 구하는 데 쓰라고 하시면서요.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
문제는 지난주.
예비신부가 자기 쪽 하객 열다섯 명 정도의 항공권과 숙박도 저희 부모님께 부탁드리면 안 되냐고 물었습니다.
자기 집안에서는 잔치를 여는 쪽이 멀리서 오는 손님 경비까지 챙기는 게 당연했다는 겁니다.
먼 길 오시는 분들께 짐을 지우기 미안하다는 마음도 있다고 했습니다.
듣는 순간 말문이 턱 막히더라.
이미 큰돈을 내시는 부모님께 더 말씀드리는 건 염치없는 일 같았고.
그 자리에서 그건 좀 어렵겠다고 했더니 예비신부가 많이 서운해했습니다.
자기 가족은 평생 한 번 오는 길인데 그 정도도 못 해주냐고..
솔직히 예비신부 마음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가족 대부분이 먼 곳에서 오는데 경비 부담 때문에 못 오시는 분이 생기면 본인이 제일 속상할 겁니다.
반반 나누자고 할 수도 있었는데 제가 너무 단칼에 잘랐나 싶기도 합니다.
그 뒤로 일주일째 대화가 겉도는 중.
친구는 이 정도 차이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고.
저는 파혼까지는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건 서로 자란 환경이 달라서 맞춰가야 할 문제일까요?
아니면 처음부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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