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파트에는 입주민 단톡방이 있습니다.
삼백 명 가까이 들어와 있고 하루에도 수십 개씩 글이 올라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모든 문제가 관리사무소 탓이 되고 있습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도 관리사무소 탓입니다.
택배가 없어져도 관리사무소 탓입니다.
지난주에는 비가 많이 와서 지하 주차장 일부에 물이 고였는데 그것도 관리소장이 무능해서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관리소장님이 새벽까지 물 퍼내는 걸 직접 봤다는 분도 있었는데 그 글엔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몇 년 전에 동대표를 해봐서 관리사무소 사정을 조금 압니다.
엘리베이터는 업체 점검 일정이 따로 있고 택배는 관리사무소가 책임지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래서 단톡에 사정을 차분하게 설명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돌아온 반응은 관리사무소 직원이냐는 비아냥이었습니다.
한 분은 우리가 낸 관리비로 월급 받는 사람들을 왜 감싸냐고 하셨고요.
그 말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닙니다.
저도 관리사무소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공지를 늦게 올리거나 민원 답이 느린 건 사실입니다.
불만이 쌓인 데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다만 모든 걸 한쪽 탓으로 몰아가면 정작 고쳐야 할 게 안 보인다는 생각입니다.
주민끼리 서로 얼굴 붉히는 일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단톡에 글 쓰기가 망설여집니다.
조용히 있으면 편하겠지만 계속 지켜보기도 답답합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계속 말을 보태는 게 맞을까요, 그냥 빠지는 게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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