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네 큰아들이 스물일곱.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쪽 회사들 면접 보러 다니는 중임.
석 달만 지내게 해달라고 오빠가 부탁해서 우리 집 작은방 내줌.
남편도 처음엔 흔쾌히 오케이.
문제는 석 달이 다섯 달 된 지금.
조카는 착함. 인사도 잘하고 설거지도 가끔 함.
근데 밤새 게임하고 낮 열두 시에 일어나는 날이 대부분.
면접은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식비랑 관리비가 확 늘어서 가계부 보다가 한숨 나옴..
남편은 아무 말 안 하는데 눈치가 보임.
그래서 오빠한테 조심스럽게 말함.
한 달에 얼마라도 생활비 보태주면 좋겠다고.
오빠 반응.
'조카 몇 달 데리고 있는 걸로 돈 얘기를 하냐'
'너 대학 다닐 때 내가 용돈 준 건 잊었냐'
이 말 듣고 할 말이 없어짐.
그 용돈 고마운 건 맞음.
근데 그거랑 지금 우리 집 살림은 별개라고 생각함.
새언니가 중간에서 미안하다고 따로 연락 옴.
돈은 자기가 보내겠다는데 오빠가 알면 또 난리 날 거라 받기도 애매함.
엄마는 형제끼리 돈 얘기 하는 거 아니라고 나만 나무람..
조카한테 직접 말하자니 애가 상처받을까 봐 그것도 못 하겠음.
솔직히 오빠 입장도 이해는 감.
아들이 눈치 보는 게 싫었을 거고 동생한테 손 벌리는 것 같아 자존심도 상했을 듯.
나도 조카 미워서 그런 거 아님.
다만 기한도 없고 비용도 없는 상태가 계속되면 남편 보기에도 미안함.
이 정도면 생활비 얘기 꺼낸 게 야박한 거임?
아니면 형제니까 그냥 조카 취업할 때까지 품어줘야 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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