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8개월 됐어.
여친이 급할 때 쓰라고 해서 우리 집 현관 비밀번호를 알려줬거든.
근데 지난주부터 내가 출근한 사이에 와서 반찬을 해놓고 가.
퇴근하고 냉장고 열면 통마다 이름표까지 붙어 있어.
멸치볶음이랑 장조림.
처음엔 감동받아서 사진 찍어서 고맙다고 보냈지.
근데 세 번째쯤 되니까 마음이 좀 복잡해졌어.
내가 없는 집에 누가 들어왔다 나간 게 익숙하지가 않아.
빨래 널어둔 것도 개켜져 있고 책상 위 서류도 정리돼 있더라.
고마운 건 맞는데 내 공간이 내 공간이 아닌 느낌.
친구한테 말했더니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함.
여친은 내가 바빠서 밥 거르는 게 걱정돼서 한 거래.
그 마음 아니까 오지 말라는 말이 더 안 나와.
오기 전에 연락만 해달라고 하면 서운해할까?
이거 내가 예민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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