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모임이 한 달에 한 번 있어요.
다섯 명 중에 세 명 남편이 올해 줄줄이 임원을 달았어요.
차 바뀌고 집 바뀌고 애들 학원 바뀌고.
모임 때마다 대화가 결국 거기로 흘러가요.
우리 남편은 중견 회사 부장이에요.
성실하고 집안일도 잘하고 애들이랑도 잘 놀아줘.
근데 모임 다녀온 날이면 괜히 남편 뒷모습 보면서 한숨이 나와.
그런 내가 너무 싫어요.
지난주엔 한 친구가 남편 보너스로 가족 여행 간다고 사진을 보여줬어요.
집에 와서 남편한테 당신 회사는 그런 거 없냐고 물었다가 분위기가 싸해졌어.
남편은 웃으면서 능력이 이것밖에 안 돼서 미안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더 아팠어.
그날 밤엔 괜히 미안해서 남편 좋아하는 반찬을 몇 가지 더 했어요.
친정 언니는 그 모임 그만 나가래요.
비교만 하다 올 거면 뭐 하러 가냐고.
근데 이십 년 된 친구들이에요.
애 낳을 때도 이사할 때도 서로 챙겨준 사이.
걔들이 자랑하려고 그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는 얘기 하는 건데.
남편도 나름 서운했나 봐.
며칠 지나서 나도 노력은 하는데 위로 가는 자리는 몇 개 없다고 하더라고요.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더 미안하고 그래서 더 부럽고.
모임을 줄이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이런 마음도 지나가는 거니까 그냥 계속 나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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