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조사에서 9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무난하고 정년까지 다닐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야근도 거의 없어서 아이 하원은 제가 맡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학 동기 모임에서 성과급 얘기가 나왔습니다.
같은 업계 큰 회사에 다니는 동기가 올해 받은 성과급으로 차를 바꿨다고 하더군요.
제 연봉의 절반쯤 되는 금액이었습니다.
집에 오는 길 내내 그 숫자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마침 그 회사 경력 공고가 떴습니다.
지원해 보겠다고 하니 아내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습니다.
성과급은 해마다 다르고 업황이 나쁘면 거의 안 나온다는 겁니다.
거기 가면 야근이 늘 텐데 하원은 누가 하냐고도 물었습니다.
지금 회사가 주는 시간이 돈보다 귀하다는 게 아내 생각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아이 학비랑 노후를 생각하면 지금이 마지막 기회 같습니다.
마흔 넘으면 옮기기 더 어렵다는 것도 압니다.
아내는 제가 동기 얘기 하나에 흔들린 거라고 하는데 그 말이 좀 서운했습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고민하던 일이었거든요.
주말에 둘이 앉아 연봉과 시간을 종이에 적어 비교해 봤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아내 말대로 붙을지 말지도 모르는데 집안 분위기만 냉랭해졌습니다.
아이 앞에서는 둘 다 웃지만 밤에는 서로 말이 없습니다.
안정적인 지금을 지키는 게 맞습니까?
아니면 기회 있을 때 한 번 움직여 보는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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