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좋은 사람이야.
살림 야무지고 우리 부모님한테도 잘해.
주변에선 장가 잘 갔다는 말 자주 들음.
같이 산 지 4년 동안 크게 싸운 적도 없어.
근데 요새 집에 있으면 혼자 사는 기분이야.
아내는 퇴근하면 운동 가고 주말엔 친구들이랑 약속이 많아.
연애할 땐 매일 붙어 있자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같이 있는 시간에도 각자 폰.
밥 먹으면서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 꺼내면 아내는 들어주긴 해.
근데 대답이 늘 짧아.
그렇구나. 힘들었겠다. 끝.
지난 주말에 용기 내서 말해봤어.
나 요새 좀 외롭다고.
아내 표정이 진짜 당황한 얼굴이었어.
자기는 지금 너무 편하고 좋은데 뭐가 외롭냐고.
각자 시간 존중해주는 게 좋은 부부 아니냐고.
그 말도 맞는 말이라 할 말이 없더라 ㅠㅠ
아내는 연애 때부터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한 사람이었음.
결혼 준비하면서 그걸 많이 참았다는 것도 알아.
이제야 숨 좀 쉬는 건데 내가 그걸 뺏으려는 건가 싶기도 해.
내가 바라는 건 거창한 거 아님.
일주일에 한 번 같이 장 보러 가는 거.
자기 전에 십 분이라도 폰 내려놓고 얘기하는 거.
근데 이걸 말하면 숙제 내주는 사람 같아서 망설여짐.
친구 놈은 배부른 소리 하지 말래.
외롭다고 하면 다들 웃기부터 하더라 ㅠㅠ
결혼해도 외로운 거 나만 이래?
이거 투정이야, 아니면 말해야 하는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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