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직장인임.
월급 아껴서 일찍 주식이랑 집에 넣은 게 운 좋게 크게 불어남.
지금은 회사 안 다녀도 먹고살 정도는 됨.
근데 이 얘기를 할 사람이 아무도 없음.
부모님한테 말하면 형제들 사이에 말 나올 거 같고 친구들한테 말하면 관계가 달라질 것 같음.
예전에 조금 벌었을 때 한 친구한테 말했다가 그 뒤로 밥값은 늘 내 몫이 됐음.
그래서 지금은 모임 가면 대출 이자 걱정하는 척까지 함.
친구들이 집값 얘기하면서 한숨 쉴 때 같이 고개 끄덕이는데 솔직히 좀 비참함.
거짓말하는 기분이라.
명절에 사촌이 급하다며 돈 얘기 꺼냈을 때도 나도 빠듯하다고 둘러댔음.
통장 숫자는 늘었는데 사람 사이는 오히려 멀어진 기분임.
가끔 비싼 거 하나 사고 싶어도 누가 볼까 봐 참음. 차도 10년 된 거 그대로 탐.
와이프는 굳이 말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입장.
돈 얘기는 원래 가족끼리도 하는 거 아니라고.
반대로 오래된 친구 하나는 눈치챘는지 너 요즘 여유 있어 보인다고 떠봄.
그 친구한테만큼은 털어놓고 싶은 마음도 있음.
같이 고생하던 시절을 아는 사람이라 축하해 줄 것 같기도 하고.
근데 그 한 명이 시작이 될까 봐 무서움.
한번 말하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얘기라서.
돈 많아진 거 끝까지 숨기는 게 맞음?
아니면 정말 믿는 사람 한 명쯤은 알아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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