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넷에 회사 그만두고 쉬겠다고 주변에 다 말했음.
몇 년 동안 아끼고 모은 돈이랑 작은 월세 수입이면 소박하게는 살 수 있겠다 싶었거든.
처음 몇 달은 진짜 좋았어. 늦잠 자고 운동하고 책 읽고.
근데 1년쯤 되니까 하루가 너무 길어..
돈 문제보다 사람 만날 일이 없는 게 더 컸음.
그래서 예전 업계 쪽 계약직 자리를 알아보는 중인데 이걸 친구들한테 말하기가 좀 민망함.
은퇴한다고 송별회까지 해줬던 애들이라.
한 친구는 그럴 줄 알았다고 웃었고 다른 친구는 다시 일하고 싶으면 하는 거지 그게 왜 창피하냐고 함.
와이프는 내가 일하는 건 찬성인데 처음부터 계획을 너무 크게 떠벌린 건 좀 그랬다고 하더라..
솔직히 그 말이 제일 찔렸음.
다시 출근하는 거 그냥 방향 바꾼 걸로 봐도 되는 거야? 아님 실패 인정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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