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 지 2년 된 남자친구랑 내년 봄 결혼 얘기가 오가고 있어.
남친은 평소에 수수하게 다니고 차도 오래된 경차라서 그냥 평범한 집이겠거니 했거든.
그런데 지난주에 처음 남친 본가에 인사 갔다가 좀 놀랐어요.
집이 넓은 것도 넓은 건데 거실에 걸린 사진마다 친척 어른들이 다 이름 있는 자리에 계시더라.
아버님은 은퇴하셨는데도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고 어머님은 오래된 봉사 단체를 이끌고 계시대.
두 분 다 너무 친절하셨어요. 나한테 부담 주는 말도 하나 없으셨고.
문제는 우리 집이야.
우리 부모님은 작은 식당을 30년 넘게 하셨어. 나는 그게 자랑스러워.
근데 엄마가 내 얘기를 듣더니 갑자기 말수가 줄더라.
상견례 장소부터 예단 얘기까지 밤마다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세요.
남친한테 말했더니 '우리 집은 그런 거 하나도 신경 안 써. 너네 부모님 편한 데로 하자'래.
그 말이 고맙긴 한데 솔직히 그건 가진 쪽에서나 할 수 있는 말 같기도 해.
신경 안 쓴다고 해도 우리 쪽은 신경이 쓰이는 거잖아요.
친구 하나는 형편 차이 나는 결혼은 처음부터 예단이랑 혼수 기준을 미리 정해 두래.
다른 친구는 오히려 그런 거 따지기 시작하면 더 어색해진다고 흘러가는 대로 두라고 하고.
남친 집이 잘사는 게 싫은 건 아니야. 다만 우리 엄마 아빠가 그 자리에서 작아지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요.
이럴 때 상견례 전에 양쪽 기준부터 맞춰 두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남친 말 믿고 편하게 가는 게 나을까?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