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장님은 말을 진짜 잘해.
회의 들어가면 비전이니 방향이니 멋진 말이 쏟아져.
처음 몇 번은 나도 감동받았어.
근데 막상 뭘 하라는 건지 물어보면 답이 없어.
이번 분기 목표 어떻게 맞추냐고 하면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해.
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일하는 방식을 바꿔보라고 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하면 그건 너희가 찾아야지 하고 끝.
어제도 두 시간 회의.
결론은 각자 고민해오기.
팀원들끼리는 뜬구름 회의라고 불러요.
근데 부장님 입장에서 보면 큰 그림 그리는 게 원래 그 자리 역할이긴 합니다.
세부 실행은 우리가 하는 게 맞다는 말도 틀린 건 아니고.
윗선에서는 부장님 평가가 꽤 좋다고 들었어요.
문제는 내가 회의 때마다 고개 끄덕이고 있는 게 점점 힘들다는 거야.
한 번은 구체적인 기준을 정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부장님이 웃으면서 그게 바로 네가 성장할 기회라고 하더라.
옆에 있던 과장님은 나중에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했어.
다음 주에 또 전략 회의가 잡혔습니다.
이번엔 아예 실행안을 내가 먼저 써 가볼까 싶기도 하고
그냥 조용히 맞장구치는 게 직장 생활 잘하는 건가 싶기도 해.
뜬구름 잡는 윗사람한테 계속 맞장구치는 게 맞아?
아니면 한 번 더 부딪혀 봐야 해?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