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칠 년 됐다.
남편은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다. 연애 때부터 그랬다.
얼마 전 친구들 부부 모임에서 누가 장난처럼 물었다. 혹시 혼자 살게 되면 뭐 하고 살 거냐고.
다들 낚시 다닌다 세계 여행 간다 하면서 웃었다.
남편 차례가 오자 잠깐 생각하더니 나 없으면 다 의미 없다고 했다.
테이블이 조용해졌다가 여기저기서 박수가 나왔다.
그 자리에서는 나도 웃었다.
근데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마음이 좀 무거웠다.
남편은 회사 끝나면 바로 집에 온다. 주말 약속도 거의 없다. 취미도 내가 하는 걸 따라 한다.
좋게 보면 가정적인 거다.
그런데 나는 가끔 혼자 있고 싶다. 친구랑 일박 여행이라도 가려고 하면 남편이 하루 종일 기운이 없다.
그걸 보면 미안한 마음보다 숨이 막히는 마음이 먼저 든다.
이 얘기를 언니한테 했더니 배부른 소리라고 한다.
남편이 밖으로 도는 집도 많은데 뭐가 문제냐고.
그 말도 맞다. 나도 안다.
남편이 나쁜 사람이었으면 차라리 고민도 안 했을 거다.
남편한테 슬쩍 당신도 당신만의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서운한 얼굴로 내가 귀찮냐고 묻더라.
그건 아닌데 설명할 말이 안 떠올랐다.
오늘 아침에도 남편은 출근하면서 저녁에 뭐 먹고 싶냐고 물었다. 그 다정함이 고마운데 왜 조금 무거운지 모르겠다.
배우자 없으면 다 의미 없다는 말 들으면 감동이에요, 부담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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