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하나가 계약직으로만 일함.
1년 일하고 계약 끝나면 몇 달 실업급여 받으면서 여행 다니고 운동함. 그러다 또 비슷한 데 들어감. 벌써 세 번째임. 본인 말로는 이게 자기한테 맞는 리듬이라고 함.
얼마 전 동기 모임에서 걔가 이번에도 쉬는 동안 해외 한 달 살기 간다 함. 다들 부럽다 하는데 내가 그거 우리 세금이기도 하다 한마디 함. 농담 반이었는데 분위기 싸해짐.
걔 말은 이거임. 자기도 일하는 동안 보험료 꼬박꼬박 냈고 조건 맞춰서 받는 건데 뭐가 문제냐. 정규직 자리 안 주는 회사 탓이지 자기 탓이냐. 그리고 쉬는 동안 자격증 공부도 한다고.
틀린 말은 아님. 나도 받을 자격 있으면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함. 내가 낸 보험료도 결국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고.
근데 처음부터 쉴 계획 세워두고 계약직만 골라 가는 건 좀 다르지 않나 싶음. 갑자기 일자리 잃어서 막막한 사람들 생각하면 더 그럼. 나는 연차 하루 쓰는 것도 눈치 보는데 걔는 몇 달씩 쉬니까 솔직히 배 아픈 마음도 섞였을 거임.
다른 동기는 남의 돈 계획에 왜 끼어드냐고 나한테 뭐라 함. 그 말 듣고 나니 나도 좀 오지랖이었나 싶기도 하다. 모임 끝나고 걔한테 따로 미안하다고 보냈는데 답장은 아직 없음.
이거 내가 선 넘은 거임? 아니면 한 번쯤 할 수 있는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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