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4년 차 부부임.
아이는 아직 없음.
나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딱 30분만 아무 말 안 하고 있고 싶음.
씻고 소파에 누워서 폰 보든 멍 때리든 그냥 혼자.
회사에서 하루 종일 고객 전화 받는 일이라 집에 오면 입이 안 떨어짐.
아내는 반대임.
현관문 열자마자 오늘 무슨 일 있었는지 묻고 자기 하루도 얘기하고 싶어 함.
아내는 말하면서 푸는 사람이라 그 시간이 제일 중요하다고 함.
처음 몇 달은 맞춰줬는데 대답이 점점 건성이 되니까 아내가 더 서운해함.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음.
30분만 쉬고 나서 얘기하자고.
아내 반응은 생각보다 컸음.
'그 30분 동안 나는 투명 인간이냐'는 거.
자기도 피곤한데 꾹 참고 기다리는 거라고 함.
내가 혼자 쉬는 동안 자기는 혼자 저녁 준비하는 것도 서운하다고 했음.
그 말 듣고 보니 할 말이 없긴 했다.
저녁 준비는 30분 뒤에 내가 이어서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핵심이 아니라고 함.
같이 사는 사람한테 하루 중 제일 먼저 거절당하는 기분이라는 거임.
내 친구들은 그 정도 시간은 당연히 줘야 한다고 함.
아내 친구들은 결혼했으면 집에서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기본이라고 한답니다.
나는 아내가 싫어서가 아니라 충전할 시간이 필요한 거임.
근데 아내 입장에선 매일 30분씩 밀려나는 기분일 수도 있겠다 싶음.
어제도 이 얘기로 냉랭하게 잠들었음.
이거 누가 더 맞추는 게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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