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20년 가까이 붙어 다닌 친구가 다음 달 결혼함.
예비신부랑은 만난 지 반년 정도 됐고 아기가 먼저 생겨서 날짜를 당겼음.
문제는 지난달 둘이 술 마실 때 친구가 먼저 꺼낸 얘기임.
날짜 계산이 좀 애매하다는 거.
본인도 웃으면서 넘겼지만 표정은 안 좋았음.
나는 그때 아무 말 못 하고 그냥 들어주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친구들 넷이 모인 자리에서 결혼 얘기가 나왔음.
누가 아기 태어나면 누구 닮았을지 궁금하다고 하길래 내가 웃으면서 한마디 함.
그 김에 검사 한 번 해보면 마음 편하지 않냐고.
농담처럼 했지만 반은 진심이었음.
친구가 혼자 끙끙 앓는 게 보였거든.
확인하고 마음 편히 사는 게 결혼 생활에도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친구가 바로 정색하고 먼저 일어났음.
다음 날 문자로 자기 아내 될 사람을 그런 자리에서 그렇게 말하냐고 결혼식에 오지 말라고 함..
다른 친구들도 그건 둘이 있을 때 할 말이었다고 나보고 선 넘었다 함.
자리를 잘못 고른 건 인정함.
근데 친구가 먼저 털어놓은 고민이었고 나는 걱정돼서 한 말이었음.
그 걱정까지 통째로 잘못이라고 하니 억울한 마음도 있습니다.
친구 입장에선 남들 앞에서 제일 아픈 데를 찔린 기분이었겠다 싶기도 하고.
이거 무조건 내가 사과해야 하는 거임?
자리만 잘못 고른 거고 말 자체는 할 수 있는 얘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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