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십칠 년이 지난 일입니다.
스물넷에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 팀장 한 분 밑에서 일했어요. 일 배우는 건 힘들어도 괜찮았는데 그분 말투가 문제였습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첫 회식이에요. 다들 있는 자리에서 제 출신 학교랑 집안 얘기를 꺼내면서 "이런 애들은 근성이 없어"라고 웃으셨어요. 다른 사람들도 따라 웃었고요.. 그 뒤로도 회의 때마다 제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부르셨습니다.
결국 일 년을 못 채우고 나왔어요. 그 뒤로 한동안 사람 많은 자리만 가면 손이 떨렸습니다..
지금은 다른 업계에서 자리 잡고 가정도 꾸렸어요.
그런데 지난달 지인 결혼식에서 그분을 봤습니다. 저를 전혀 못 알아보시더라고요.. 웃으면서 명함을 건네시는데 기분이 묘했어요..
명함에 연락처가 있으니 지금이라도 그때 일을 사과받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 중입니다.
아내는 말립니다. 그분은 기억도 못 할 거고 답이 와도 형식적인 말일 거라고요. 괜히 잊고 지내던 상처만 다시 건드린다고요..
친구 한 명은 보내라고 합니다. 받든 못 받든 말을 해야 끝이 난다고요.
저도 반반입니다.. 이제 와서 따지는 게 쪼잔해 보일까 싶다가도 그냥 넘어가면 평생 이 기분으로 살 것 같아요.
이렇게 오래된 일도 사과를 요구해도 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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