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는 평생 언성 한 번 안 높인 분이에요. 숙제를 안 해도 괜찮다 하셨고 늦게 들어와도 밥은 먹었냐고만 물으셨어요.
어릴 땐 친구들이 다 부러워했어요.. 근데 커서 보니 그게 다 좋은 건 아니더라. 저는 싫은 소리를 못 하는 어른이 돼 있었어요. 회사에서 부당한 일을 떠안아도 말을 못 하고.. 친구가 약속을 계속 깨도 웃고 넘겼죠. 거절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었던 거야.
그래서 일곱 살 아들한테는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분명하게 말해요. 장난감 정리를 안 하면 그날 놀이 시간은 없다. 이게 우리 집 규칙이다. 처음엔 울고불고했는데 지금은 말 안 해도 스스로 치워요.
문제는 엄마가 주말에 오시면 그걸 보고 마음 아파하세요. 애한테 왜 그렇게 딱딱하냐고.. 너는 그렇게 안 컸어도 잘 컸다고요. 남편도 은근히 엄마 편이에요. 자기는 엄하게 커서 오히려 눈치만 늘었대요. 애가 엄마 표정부터 살피는 게 보이면 그게 더 무섭다고요.
저는 제가 겪은 불편함을 애가 안 겪었으면 하는 건데.. 엄마 입장에선 본인 육아를 부정당하는 기분일 수도 있겠지. 남편 말처럼 제가 반대로 너무 간 건가 싶기도 해요. 그렇다고 다시 다 받아주자니 제가 컸던 모습이 겹쳐 보여요.
순하게 품어주는 거랑 선을 분명히 긋는 거.. 아이한테 어느 쪽이 맞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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