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많이 시키는 1인 가구.
일주일이면 박스가 한 무더기.
작년 겨울부터 우리 동 앞을 지나가시는 할머니 한 분이 계심. 리어카 끌고 아침 일곱 시쯤.
처음엔 분리수거장에 그냥 버렸는데 할머니가 그 안까지 들어가서 꺼내시는 걸 보고 마음이 안 좋았음. 그래서 테이프 다 떼고 납작하게 접어서 동 입구 옆 벽에 묶어 놓기 시작함. 할머니가 지나가시다 가져가시라고.
두어 달은 아무 문제 없었음. 할머니가 고맙다고 귤 두 개 놓고 가신 적도 있음.
그러다 지난주 엘리베이터에 관리사무소 공지.
'공용 공간에 개인 물건 적치 금지. 폐지는 지정된 날 분리수거장으로.'
누가 민원 넣었다는 얘기.
같은 층 이웃 말로는 비 오는 날 박스가 젖어서 흐물흐물해지고 입구가 지저분해 보인다는 불만이 있었다고.
이웃 입장도 이해는 됨. 공용 공간이고 비 오는 날 젖은 박스 보면 보기 안 좋은 거 맞음. 내가 매일 치우는 것도 아니고.
근데 분리수거장에 넣으면 수거 업체가 가져가고 할머니는 또 그 안을 뒤지셔야 함. 그게 더 위험해 보임.
할머니 오시는 시간에 맞춰 직접 들고 나가는 방법도 생각해봄. 출근 시간이랑 겹쳐서 매일은 무리.
관리사무소에 할머니 사정 얘기하고 예외 부탁할지. 그냥 규칙대로 분리수거장에 넣을지.
이거 내가 고집 부리는 거임 아니면 이웃이 너무 야박한 거임?
댓글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