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셋 직장인임.
사회생활 8년 동안 모은 돈이 8천 조금 넘음.
월세 살면서 배달 거의 안 시키고 여행도 국내만 다님.
옷은 철마다 두세 벌.
점심은 회사 식당 아니면 도시락.
얼마 전 대학 동기 모임에서 돈 얘기 나와서 대충 말했더니 분위기가 갈림.
한 친구는 대단하다고 자기도 이제부터 모으겠다 함.
근데 제일 친한 친구가 웃으면서 '그 돈 모으느라 이십 대에 해본 게 없잖아' 함.
자기는 모은 거 거의 없는데 해외 열 군데 넘게 다녀왔고 후회 안 한다고.
걔 사진첩 보면 진짜 매달 어디 가 있긴 함.
솔직히 좀 욱했음.
근데 집에 와서 생각해 보니 걔 말도 틀린 건 아님.
나는 사진첩에 남은 게 별로 없음.
걔는 통장에 남은 게 별로 없고.
서른셋이면 어느 쪽이 덜 아쉬운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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